바쁜 일상과 잦은 업무, 혹은 시험 준비 등으로 지쳐 있다면, 머리를 식히고 가벼운 마음으로 웃음을 터트릴 수 있는 영화를 찾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중에서도 시원한 액션과 유쾌한 웃음이 결합된 코믹 액션 영화는 스트레스를 훅 날려 주는 데 최적의 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상황 설정 자체가 빵 터지는 코미디 요소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는 버디무비, 경찰 코미디, 히어로물 중 코믹 비중이 높은 작품 등을 두루 살펴, 부담 없이 즐길 만한 5편을 엄선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웃음 포인트와 스펙터클 액션 장면을 중점적으로 정리했으니, 주말 저녁 혹은 피곤이 몰려오는 날에 골라 보시면 기분이 한결 상쾌해질 거예요.
1. 러시아워 (Rush Hour, 1998)
간단 소개 & 웃음 포인트
홍콩 경찰 ‘리’(성룡)와 L.A. 경찰 ‘카터’(크리스 터커)의 만남은 코믹 액션 영화의 전형적인 버디무비 구도를 완성했습니다. 사실 첫 만남부터 대화가 통하지 않고 스타일마저 상반된 두 사람이, 납치된 소녀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함께 사건을 수사하게 되죠. 무엇보다도 크리스 터커가 쏟아내는 폭풍 수다와 성룡 특유의 슬랩스틱 액션이 어우러져, 감탄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크리스 터커 특유의 하이 텐션 말투와 제스처는 미국식 유머를 그대로 보여 주고, 성룡은 날아다니며 싸우다가도 중간중간 실수를 하는 상황을 코미디로 승화해 관객들을 웃게 만듭니다.
스펙터클 액션 장면
성룡은 이미 홍콩 시절부터 ‘본인이 직접 소화하는 액션’으로 유명했습니다. <러시아워>에서도 테이블, 계단, 의자 등 주변 사물을 활용한 재치 넘치는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 냅니다. 예컨대, 좁은 방에 갇힌 리가 불리한 위치에서 테이블을 미끄러뜨리며 도약하는 모습이라든가, 건물 외벽에 매달리면서 떨어지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장면 등은 “그걸 정말 직접 했을까?” 하는 놀라움을 자아내죠. 그리고 카터가 옆에서 상황을 떠들썩하게 해석하거나, 반대로 코믹하게 난장판을 만드는 순간도 많아, 정신없이 웃다 보면 어느새 영화가 끝나 있을 정도로 유쾌합니다.
2. 맨 인 블랙 (Men in Black, 1997)
간단 소개 & 웃음 포인트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지구에 숨어 있는 외계인들을 관리·감시하는 비밀 요원 조직 ‘MIB’의 활약을 다룬 코미디 액션 SF 영화입니다. 베테랑 요원 ‘K’(토미 리 존스)와 신입 요원 ‘J’(윌 스미스)가 정체 모를 외계 생명체가 일으키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기상천외한 외계인들과 충돌하게 되죠. 윌 스미스가 선보이는 시원한 말투와 코믹한 리액션, 그리고 토미 리 존스의 무뚝뚝하고 과묵한 성격이 대비되어 나타나는 ‘버디 케미’가 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를 담당합니다.
스펙터클 액션 장면
‘기억 제거 장치’ 뉴럴라이저를 휘두르며 시민들의 기억을 지워야 하는 상황이나,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우스꽝스러운 외계인들과의 추격전 등은 독특한 비주얼을 제공합니다. 로켓처럼 변신하는 자동차, 엄청난 화력의 레이저 총기, 말이 안 될 만큼 길쭉한 외계 생물 등 액션과 SF 코미디가 뒤섞인 장면이 무척 다채롭죠. 특히 한복판에서 거대 벌레형 외계인과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액션감도 좋지만, 윌 스미스가 던지는 애드리브성 대사가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3. 21 점프 스트리트 (21 Jump Street, 2012)
간단 소개 & 웃음 포인트
원작 드라마(1980년대 말의 같은 제목)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작품은, 청춘 스타 조니 뎁을 배출했던 시리즈를 2010년대 감성에 맞춰 리부트 한 영화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앙숙이었던 ‘슈미트’(조나 힐)와 ‘젠코’(채닝 테이텀)가 신입 경찰이 되어, 마약이 퍼지고 있는 고등학교에 잠입 수사를 한다는 설정입니다. 두 주인공은 범인을 잡기보다 오히려 고교 생활을 다시금 만끽하면서, 여러 가지 말썽을 일으키며 그야말로 ‘코미디’ 자체를 펼쳐 보이죠.
스펙터클 액션 장면
고등학교를 무대로 총격전과 추격전이 벌어진다는 점부터 독특합니다. 하필이면 체육 수업이나 파티 현장에서 경찰 신분을 숨겨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여, 둘은 끊임없이 황당한 위기와 마주합니다. “원래 액션에서는 이제 폭발이 일어날 때가 됐는데?”라고 농담하는 바로 그 순간에 폭발이 일어나는, 의도적으로 ‘클리셰’를 비트는 메타 유머도 많아서 시종일관 웃으면서 보게 됩니다. 또한, 채닝 테이텀이 박력 넘치는 액션을 소화하면서도 엉뚱한 대사로 깨알 웃음을 주고, 조나 힐이 당황하는 모습 역시 코믹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4. 더 리들러(또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2014) - 원하시는 작품으로 대체 가능
"(여기서는 예시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선정해 소개합니다.)*
간단 소개 & 웃음 포인트
영국 신사들의 스타일리시한 ‘비밀 조직’이 세상을 구한다는 스파이물 패러디이자, 동시에 고급 정장과 유머가 어우러진 ‘코믹 액션 영화’입니다. 평범한 청년 ‘에그시’가 엘리트 요원들만 존재하는 ‘킹스맨’에 스카우트되면서, 세련되고도 정신없는 훈련과 미션에 투입되죠. 매튜 본 감독 특유의 빠른 편집과 잔혹한 액션 속에 깃든 코믹 요소가 돋보이며, 특히 예상을 뒤엎는 상황에서 터지는 영국식 유머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스펙터클 액션 장면
총격전, 칼싸움, 빌딩에서의 고공 액션 등이 현란하게 펼쳐집니다. 특히 ‘교회 난투씬’으로 유명한 장면은 카메라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과장된 폭력성과 스피드를 극대화하고, 동시에 엘리트 요원 해리(콜린 퍼스)의 우아한 몸놀림이 기묘한 쾌감을 주죠. 물론 폭력 수위가 꽤 높긴 하지만, 만화적인 연출과 빠른 전개 덕분에 어두운 느낌보다는 “현란하고 통쾌한 액션”으로 다가옵니다. 중간중간 대사에서 터지는 영국식 블랙코미디가 분위기를 유쾌하게 살려주는 것도 장점입니다.
5. 데드풀 (Deadpool, 2016)
간단 소개 & 웃음 포인트
슈퍼히어로물 중에서도 ‘코믹’ 비중이 유난히 큰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데드풀>이 빠지지 않습니다. 원작 코믹스에서도 ‘4차원 캐릭터’로 유명한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은, 자신의 상황을 시시때때로 관객에게 말 걸거나(“4th wall break”), 무자비한 폭력과 역겨운 농담을 쏟아내면서도 결과적으로는 ‘본인만의 방식’으로 악당을 처단하죠. 잔인할 수 있는 장면조차 불쾌함보다는 과장된 만화적 감각과 시니컬한 유머로 풀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펙터클 액션 장면
데드풀은 신체 재생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부상을 당해도 금방 회복합니다. 이를 이용해 “한 손이 잘려나가도 바닥을 기면서 총을 쏘는” 식의 기묘한 액션 연출이 많죠. 또, 입만 열면 시끄러운 데드풀이 상대를 잡으러 갈 때마다 온갖 드립을 터트리고, 종종 음악을 깔아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합니다. 도심 고속도로에서 벌어지는 총격 씬이나 최종 보스전 등 곳곳에서 ‘R등급 슈퍼히어로’ 다운 통쾌하고도 어이없는 장면이 속출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5편의 영화들은 모두 코미디와 액션이 균형감 있게 조합된 명작들이라, “오늘은 복잡한 생각 없이 박장대소와 짜릿한 액션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는 분들에게 제격입니다.
1) 러시아워: 성룡과 크리스 터커의 환상 호흡이 빚어내는 ‘버디 코믹 액션’의 정석
2) 맨 인 블랙: 말 안 되는 외계인들이 우글거리는 뉴욕에서 벌어지는 SF 코미디 수사극
3) 21 점프 스트리트: 고등학교로 돌아간 신입 경찰 콤비의 황당하고도 유쾌한 잠입 작전
4)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신사들이 총과 우산으로 세계를 구하면서도 농담을 잊지 않는 스파이 액션
5) 데드풀: R등급 슈퍼히어로 코미디의 대표 주자, 입담과 액션이 난무하는 몰입감 최고 영화 그야말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에 이만한 선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번 보면 머릿속 걱정이 날아갈 만큼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액션은 또 끝내주게 멋진” 장면들이 가득하니까요. 어디 버디무비의 정석적인 티키타카가 보고 싶다면, 혹은 경찰 코미디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또 만화 같은 히어로의 ‘막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 이 리스트 중 하나를 골라 감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고심하며 볼 필요 없이 그저 몸을 맡기고 ‘유쾌 통쾌’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한 주의 피로도도 사라지고 기분이 한결 가벼워질 거라 믿습니다.
코믹 액션이라는 장르는 “진지한 고민 없이”를 모토로, 온몸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고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는데 집중합니다. 인생의 무거운 과제들로 인해 복잡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 우선 영화 한 편으로 일상의 짐을 잠시 내려놓아 보세요. 날렵한 액션과 배꼽 잡는 코미디가 만들어내는 쾌감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훅” 날아가는 기분을 만끽하게 될 것입니다.